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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 Site Feed 전설의 시대 - 이사무의 유산

Discussion in 'UO Korea & Taiwan' started by UO News, Jul 18, 2015.

  1. UO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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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무의 유산





    쇼 산이 불탔다. 론도린 성이 화산의 첫 분화로 인해 생긴 커다란 구덩이에 집어삼켜져 사라졌다. 떨어지는 화산재가 도시의 거리를 가득 메우고, 용암을 피해 탈출하려는 수백명의 피난민들로 북쪽 길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여러 영주들이 보낸 전령들은 다들 비슷한 보고를 해왔다. 오직 작은 젠토 도시만이 이 재앙에서 안전하다고 말이다. 제 아무리 키무라를 잘 섬기던 이사무의 대검도 세상이 찢겨지는 광경엔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이사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자신이 섬기던 영주가 준 마지막 명령을 따르는 것이었다.

    사무라이가 뭔가에 부딪히면서 정신을 차렸다. 견습 선원이 나무 상자를 하나 떨어뜨리면서 내용물을 부둣가에 쏟은 것이었다. 그는 당황하며 이사무를 올려다보더니, 필사적으로 에메랄드를 한 움큼씩 줍기 시작했다. 걱정에 휩싸인 선원은 무턱대고 부서진 상자에 집어 던지고 있는 보석의 가치를 가늠할 새도 없었다. 이사무는 그를 질책하는 대신, 갑옷을 입은 채로 몸을 굽혀 보물을 줍는 걸 도왔다.

    화물선이 젠토로 출항하자, 이사무는 그의 등에 묶인 낡은 두루마리 통을 확인했다. 그 안의 두루마리들은 그가 섬기던 영주가 죽음을 댓가로 기록 보관소에서 꺼내 온 유산이었다. 그 두루마리들엔 전쟁 기록, 검술, 무사도, 그리고 족보가 적혀 있었다. 수백 개의 두루마리 중 겨우 십여개밖에 남지 않은 두루마리들이지만, 론도린 제국의 지혜와 역사를 담고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 이사무는 이 두루마리들과 보물들을 젠토로 가져가고 있었다.

    위험을 감지한 건 가장 어린 선원이었다. 거대한 똬리같은게 파도를 사납게 치고 있었다. 이사무는 이쿠치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렸다. 거대한 뱀장어로 제 아무리 빠른 배라도 꼬박 하루를 걸려야 그 뱀장어의 몸을 지나칠 수 있다고 했다. 그 이쿠치가 화산 분화로 깨어나 해저에서 올라온 것이다. 그리고 그 상처입은 뱀의 미끄러운 피가 기름마냥 바다에 둥둥 떠오르고 있었다. 선원들이 항로를 바꿨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똬리가 모든 방향에서 배를 감쌌다. 능숙한 선원이 그 똬리에서 벗어나려고 용을 썼지만, 짐이 잔뜩 실려 무거워진 배가 탈출할 수 없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거대한 뱀장어가 작은 먹잇감을 무시하길 바라며, 이사무는 선원들에게 무게를 줄이고, 배의 나룻배에 타라고 명령을 내렸다. 사무라이의 고집에 함장은 마지못해 화물선에서 작은 배로 옮겨 탔다. 이사무는 두루마리 통을 함장에게 맡기고, 그 두루마리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사무는 화물선의 키를 잡고 거대한 뱀장어가 따라올 거라 생각하며 배를 움직였다. 그는 측면 똬리로 움직여서 나룻배가 탈출할 수 있는 길을 터줄 수 있길 바랬다. 이때 그는 과거 아칼라베스의 폭군이 거느리던 군대에 대항해 자신의 동료 사무라이들과 맞서 싸우던 때를 떠올렸다. 그는 뛰어난 솜씨로 자신들보다 많던 적들을 물리치고 승리를 거뒀었다. 그땐 전투마를 잃었지만, 이번엔 그보다 더 많은 걸 잃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는 침착하게 아가미 주위의 연한 부분을 노리며 기회를 엿보았다. 방향타를 밧줄로 묶은 뒤, 이사무는 자신의 커다란 검을 뽑았다. 배가 괴수에게 다가가자, 이사무가 날카롭게 연마한 강철이 이쿠치의 살을 베었다. 엄청난 길이의 똬리가 검에 베이자 고통에 몸부림을 쳤다.

    이쿠치의 커다란 머리가 마치 탑마냥 바다에서 솟구쳐 올라왔다. 바다 괴수의 모든 분노가 그 사무라이에게 집중되었다. 거대한 괴수의 입이 열리며 무시무시한 이빨이 줄줄이 드러났다. 이사무는 절을 하며 예를 표하고, 자신의 검을 뽑아들었다. 기다리고 있던 전사에게 커다란 머리가 망설임도 없이 내리 돌진해왔다. 이사무는 검을 찔러 이쿠치의 아랫턱을 뚫고 갑판에 꽂아버렸다. 하지만 동시에 이쿠치의 날카로운 이빨이 마치 수 백개의 칼날처럼 이사무를 찔렀다. 하지만 사무라이의 손에는 오다치가 남아있었다. 이빨이 뚫은 그의 갑옷 사이로 피가 줄줄 흘러나왔다. 이사무는 선원들이 시야에 안보일 때까지 커다란 뱀장어를 끝까지 붙들었다. 그의 심장이 점점 천천히 움직이자 멈출 때까지. 자신의 적이 죽었다는 걸 감지한 이쿠치가 몸을 비틀며 자유를 되찾았다. 거대한 똬리로 배의 모든 방향을 때리며 마치 달걀마냥 부셔버렸다. 이쿠치가 사무라이의 시신을 바다 아래로 끌고 들어가면서 거대한 뱀장어의 살에 나무 판자와 보물이 휘감긴 채 사라졌다.

    짐을 잔뜩 실은 나룻배가 젠토에 당도했지만, 피난민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움직였다. 살아남은 선원들이 이사무의 임무를 완수한 것이다. 오백년 뒤, 그 론도린의 두루마리 일부는 황실 도서관에 가장 오래되고 위대한 보물로 남게되었으며, 아직도 토쿠노의 학자들과 전사들이 찾고 있다.

    ***** ​

    카이토는 뭔가 마음 속에 불안한 기운이 엄습했다. 그 두려운 느낌이 뭔지 설명할 순 없었다. 밤 하늘은 맑았고, 이사무 섬과 마코토 섬 사이의 교역로는 보통 안전했었다. 그의 가문은 토쿠노 바다를 무려 20대에 걸쳐 항해를 해왔기에 자신의 본능적 감각에 한치의 의심도 없었다.

    카이토는 배의 한 켠에 올라서서 깊고 검은 바다를 응시했다. 자신의 배 밑 멀리에서 그는 뭔가 반짝이는 빛이 해상으로 올라오는 걸 보았다. 그 빛들이 점차 가까워오자, 그는 그게 배 유령의 얼굴임을 알게 되었다.

    그는 수를 세보려고 했지만, 그 밑에 소용돌이치는 영혼의 수를 감당할 수 없었다. 그는 그게 부질없는 짓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는 선원들에게 항로를 변경해 다시 젠토로, 전속력으로 돌아가라고 명령을 내렸다. 그의 아들이 왜 그러냐고 묻자, 카이토는 아들에게 말했다.

    “이쿠치가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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